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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피부 질환 & 시술, 치료

안면 홍조, 주사 피부염 - '주사(Rosacea)'의 실체, 원인

by 흰줄박이물돼지 2022. 8. 21.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안면 홍조로 흔히 알려진 '주사(Rosacea)'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원래 우리의 얼굴 피부에는 수많은 실핏줄(모세혈관)들이 있어서,

 

온도변화에 따라 얼굴색을 창백하게도 만들고, 때로는 홍당무처럼 붉게 만들기도 합니다.

 

안면 홍조로 알려져 있는 주사(Rosacea)의 대표적인 모습. 얼굴에 붉은기(홍반)이 넓게 나타나며, 특별히 더운 환경이 아닌데도 이러한 붉은기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출처: Arch Dermatol. 2011 Nov;147(11):1258-60.   doi: 10.1001/archdermatol.2011.204.)

 

그런데!

 

평소에도 얼굴 전반에 붉은색깔이 지속되고, 심하게 가렵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모세혈관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 질환, 주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1. 홍조의 정체 & 특징

안면 홍조의 정확한 명칭은 주사(酒筱, Rosacea)입니다.

간혹 홍조, 딸기코, 주사 피부염, 지루 피부염 등 다양한 혼용어들로 사용되고 있지만,

피부과학에서는 '주사(Rosacea)'라고 부르며, 모세혈관이 늘어나 외관상 붉게 보이는 만성 피부 질환을 가리킵니다.

<역학, 발생 빈도>
- 전 세계 인구의 약 10% 정도
- 여성 > 남성
- 딸기코(주사비, rhynophyma)의 경우 남성에서 더 흔함
- 밝은 피부 타입 (Skin phototype I, II)에서 흔함

<임상적 특징>
1) 붉은 발적, 홍반 (erythema)- 얼굴의 중심부 (미간, 코, 볼, 턱)
2) 오돌토돌한 뾰루지, 구진(papule)
3) 화끈거림,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 (heating sense, burning sense)
4) 가려움증 (itching)
5) 따가움 (stinging, prickling)

<세부 아형 분류>
1) 홍반모세혈관확장형 (ETR; Erythemato-Telangiectactic Rosacea)
2) 구진농포형 (PPR; Papulo-Pustular Rosacea)
3) 비류형, 딸기코형 (Phymatous Rosacea), 딸기코 (Rhynophyma)
4) 안구형 (Ocular Rosacea)

첫번째 타입은 홍반모세혈관확장형으로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주사의 아형이며,
실핏줄들이 도드라지게 늘어나 보이며, 전반적으로 코와 볼 주변이 붉게 보입니다.

 

가장 전형적인 주사의 첫번째 타입인, 홍반모세혈관확장형 주사. 짧게 ETR 약어로 부르며, 평평하면서 붉은기가 퍼져있으며, 그물 또는 거미줄처럼 실핏줄들이 늘어나서 육안으로 확연이 보이게 됩니다. (출처: https://www.grepmed.com/images/359/primarycare-clinical-rosacea-nejm-derm)


두번째 타입은 구진농포형으로서, 단어 자체에 외관 양상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염증 세포들이 모이면 피부 돌출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오돌토돌하게 볼록볼록 튀어나온 구진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호중구(neutrophil)이라는 특정 면역세포가 많이 모이게 되면, 우유빛깔의 탁한 농이 찬 물집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구진농포형 주사의 모습. 하얀 알갱이가 중심부에 있는 농포, 그리고 붉게 튀어나온 구진이 주된 양상입니다. 여드름과 혼동할 수 있으나, 주사는 발생부위가 여드름과 다르며, 또한 병변 자체가 여드름이 털구멍에 면포(comedone)을 만드는 것과 차이를 보입니다. (출처: https://www.rosacea.org/blog/2017/may/new-study-examines-differences-between-rosacea-and-acne)


첫번째와 두번째 타입 (ETR, PPR 아형)은 칼로 나누듯이 엄밀한 경계가 있지 않으며,
두 가지 타입이 한 사람 안에서도 동시에 나타나거나 혼재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학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분류법이 인기가 있고 지식을 자랑하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현재에는 세부 타입으로 나눈다고 하더라도 치료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구분하는 것이 크게 의미는 없겠습니다.

세번째, 딸기코형 타입(phymatous rosacea)은 특이하게도 여성보다 남성에서 오히려 흔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사는 여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심한 피부 변형을 동반하는 딸기코형 주사의 모습. 코와 그 주변의 피부를 침범하며, 염증반응이 심하며 콜라겐 구조적 변화도 심하여, 마치 버섯이 피어나듯 코의 표면이 울퉁불퉁해집니다. (출처: https://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322166#gallery-open)


그리고 염증 반응이 다른 세부 아형들에 비해 심하게 나타나며,
마치 나무 주변에 버섯이 피어오른 것처럼 코의 피부 구조가 울퉁불퉁해져 보기 흉해집니다.

딸기코형 주사는 일반적인 치료가 잘 안듣는 치료-저항성 (refractory)과, 재발이 흔한 것이 특징적입니다. 

마지막 네번째, 안구형 주사 (또는 안주사)는 특이한 아형으로, 
눈가 주변에 붉은 홍반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 흰자위 (결막)에도 실핏줄이 늘어난 것이 보일 수 있습니다.

안구형 주사 (안주사)의 모습. 눈의 흰자위에 충혈이 있는 모습과 함께, 눈가 전반에 붉은기가 돌게 됩니다. 안과 전문 의사의 진료가 필수적입니다. (출처: https://eyewire.news/news/researchers-define-keys-to-recognizing-ocular-rosacea?c4src=article:infinite-scroll)

안구형 주사, 추가적인 불편감/증상>
- 결막 침범, 흰자위 실핏줄 확장증 (dilated vessels on the white part)
- 안구 건조 (dry eyes)
- 시야 흐림 (blurred vision)
- 광민감성 (photosensitivity), 눈부심 (photophobia)
- 눈꺼풀 붓기, 부종 (swollen eyelids)
- 눈꺼풀 감염 (eyelid infections)
- 다래끼 (chalazia)

위와 같이 눈이라는 특수한 부위를 침범하는 주사는, 
흔하게 알려진 '홍반 / 실핏줄 / 화끈거림' 이외에도 다양한 증상들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구형 주사(안주사)가 있는 분들은 피부과에서 단독으로 진료를 받기 보다는,
안과 진료를 메인으로 하면서 피부과 진료를 보조적으로 받으시는 것을 권고드립니다. 

2. 원인 & 악화요인

 

<발생 기전>
1) 모세혈관 확장 - 실핏줄이 늘어나면서, 속에 있던 염증 물질들이 바깥으로 새어나옵니다. 
2) 염증 반응 (과도한 면역 반응) - cathelicidin peptides

 

주사의 발생 기전에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현재까지도 가장 유효하게 받아들여지는 주사의 핵심 발병 기전(pathogenesis)은,

바로 모세혈관확장입니다.

 

추운 환경에서는 모세혈관이 급격히 수축하여 (쪼그라들어) 얼굴이 창백해지고,

더운 환경이나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에서는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늘어나) 얼굴이 붉어집니다.

 

그런데, 모세혈관이 평소에도 축 늘어난 확장된 상태로 있는 것이 바로 주사에서 나타납니다.

 

이렇게 모세혈관의 직경이 커져버린 상태로 오래 지속되면, 

 

피돌기가 많아지면서 화끈거리는 느낌과 함께, 혈관벽 사이로 염증 물질이 새어나와 과도한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죠. 

 

 

 

<악화요인>

1) 과도한 온도 변화 (너무 덥거나, 너무 춥거나)

2) 음주
3) 노화, 자외선(UVA & UVB), 산화 스트레스
4) 모낭충 (demodex folliculorum)
5) 헬리코박터균 (Helicobacter pylori)
6) 감정 변화, 스트레스
7)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

악화요인은 바로 모세혈관이 늘어나게 만드는 조건이나 환경들이 모두 해당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온도변화가 심한 환경 (사우나, 찜질방, 가열 조리기구 앞, 에어컨 바람 등)입니다.

 

혈관이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점차 기능이 노화되고 망가지게 되어,

 

혈관 직경이 줄어들지 못하고 늘어버린 상태로 남게 됩니다.

고온 환경의 대표 주자, 찜질방! 모세혈관이 늘어나면서 열을 발산해야하는데, 이와 같이 혈관이 늘어진 상태로 오랜 시간 지속됩니다. 주사를 가지신 분들은, 특히나 이러한 극고온 또는 극저온 환경을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nbsp; (출처: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2/26/2011122602027.html)

 

또한 음주 (알코올 섭취)도 대표적으로 혈관을 확장시키는 행위로서,

 

모세혈관이 약하신 주사를 가지신 분들은, 알코올 섭취를 조심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알코올은 우리 몸 전체의 혈관을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술이 약하신 분들이, 얼굴이 금새 뻘개지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주사를 악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물질입니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0/09/21/BJGQSIGZ6ZF7BMAGKE5W7GYTDA/)

 

자외선에 피부를 오래 노출시키는 것,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노화되는 것도

 

주사의 원인 또는 악화인자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세혈관 주변을 지지하는 조직들이 노화될수록, 모세혈관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햇빛으로부터 나오는 자외선은 우리 피부를 노화시키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전 10:00 ~ 오후 2:00 사이에는 자외선이 강력해지는 시간으로, 주사가 있으신 분들은 이 시간대에 햇빛 노출을 줄이시거나, 햇빛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출처: https://www.kfood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876)

마지막으로, 바르는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 도포제) 가 주사의 범인이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습진 연고라고 불리는 외용제에는 대부분 스테로이드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스테로이드 연고나 크림을 장기간 (수개월 ~ 수년) 사용하실 경우,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누적되고, 모세혈관 확장이 가속화되어, 주사로 이어집니다.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함유된 크림인, 라벤다 크림. 이러한 스테로이드 도포제를 얼굴에 장기간 도포할 경우, 모세혈관의 노화와 확장증이 가속화되어, 주사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주사를 스테로이드 유발 주사 (steroid induced rosacea)라고 합니다. (출처: http://www.health.kr/searchDrug/result_drug.asp?drug_cd=A11A0770A0224)

 

오늘은 여기까지, 주사(Rosacea)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열어가시길 희망합니다. Youm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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